당첨자가 발표 된 이벤트가 있어요
Original알아보자

XPLA의 P2O는 P2E와 뭐가 다를까?

2023-08-25 14:02

지난 7월 컴투스는 자체 메인넷은 XPLA에 [서머너즈워: 크로니클]과 [미니게임천국]을 론칭했다. ‘크로니클’은 이미 올해 3월 전 세계에 출시돼 글로벌 IP ‘서머너즈 워’의 고도화된 전략 플레이와 다채로운 콘텐츠로 큰 인기를 얻은 게임으로, 동사가 보유한 주요 IP에 P2O(Play-to-Own) 개념을 접목한 사례가 되었다.

XPLA가 내세운 P2O의 목표는 게이머가 게임 내 가치 소유를 경험하며 상생할 수 있는 경제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만 봤을 때 기존 P2E 개념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데, 중요한 차이점은 ‘채굴’ 또는 ‘작업장’의 유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P2O는 기존 P2E 게임의 ‘작업장’을 사실상 제거함으로써 단순 보상만을 바라는 이용자가 아닌, 진성 게이머를 위한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건전한 생태계 확장에 방점을 두고 있다.



P2E의 문제, 작업장의 문제

P2E 게임이라는 개념을 세상에 알린 Axie Infinity는 블록체인 게임의 가능성을 보여준 프로젝트였다. P2E 모델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만으로도 한 달에 300~400달러 수준의 보상을 제시했는데, 물가가 낮은 제3국가 유저에게 매력적인 수입원이 되면서 막대한 트래픽을 끌어 모으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보상 토큰의 가격은 큰 변동성을 보이며 투기 수요가 몰렸고,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가격은 쏟아지는 매도세를 견디지 못하고 고점대비 95% 이상 하락했다. 애당초 단순 반복 작업에 가까운 게임 플레이에 대단한 가치창출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그런데 Axie Infinity의 몰락이 가속화된 배경에는 P2E의 핵심인 채굴의 영향을 의심해볼 수 있다. 사실 ‘채굴’이라는 용어는 본래 코인이 아니라 NC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에서 탄생했다. 보통 단순 노동의 성격을 띠는데, 소위 작업장이란 곳에서 집중적으로 채굴이 이뤄지는 것이다.

P2E에서 채굴이 유독 문제가 되는 것은 게임 자체보다는 코인 가격에 민감해진다는 것이다. 같은 돈이라면 미래가 불확실한 게임 머니 보다 진짜 ‘머니’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작업장의 존재는 게임에 관심 없는 악성 유저를 부르고, 게임 내 재화로 쓰여야 할 토큰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정상적인 게임 플레이에 방해요인이 되면서 생태계 자체를 흔드는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채굴이라는 용어가 리니지에서 기원했듯이, 작업장의 문제는 P2E 등장 이전에 게임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될 정도로 새로운 이슈가 아니다. 때문에, 기존 게임에서도 이 작업장은 없어지는 추세다.

인터넷으로 알려진 Axie Infinity와 리니지의 작업장 모습


P2O는 무엇이 다른가?

XPLA는 P2O에 대해 "진성 게이머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가치 있는 아이템을 생산하면, 그것의 게임 내 유통•순환을 유도하고 소유권을 보장하는 체계"라고 설명한다. 결국, 게임 경험의 영속성 보장이 P2O의 강점이라는 것이다.

패키지 게임은 디스크와 이를 읽고 실행할 기계가 있다면 평생 할 수 있지만, 온라인 게임은 서비스 종료 시 공들여 키운 내 캐릭터나 아이템을 사용할 수가 없다. 이런 허망함이 기존 온라인 게임의 한계이고 P2O를 도입한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P2O는 이를 위해 웹3(블록체인 기술)의 상호호환성(Composablity)을 십분 활용한 결과물이다. 가령, A 게임이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있다면, 애써 키운 캐릭터와 무기 등을 대체 불가(NFT) 요소로 빼낸 뒤 다른 B 게임으로 옮길 수 있다. 기존 A 게임에서의 능력치를 다른 게임에 온전히 활용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그 외형과 기록을 간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한편, P2O 역시 ‘작업장’을 완전히 제거했다고 할 수는 없다. 게이머의 소유권을 웹3를 통해 온전히 인정하고 거래를 허용한다는 점부터 태생적으로 금융화(Financializing)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다만, 게임 플레이와 금융화의 거리를 적정 수준으로 벌리고, 그 방법을 다변화함으로써 악성 플레이가 한 곳으로 집중되지 않게 분산할 수는 있다. XPLA는 DRAS, GGR 및 DTCS라는 세 가지 기능을 통해 강화된 토큰 이코노미 시스템을 고안해냈다.

XPLA의 강화된 토큰 이코노미 설명 포스팅

XPLA의 강화된 토큰 이코노미 시스템 구조


DRAS(Dynamic Reward Allocation System)는 게임 내 사용자의 기여도에 따라 토큰을 보상하는 시스템이다. 성실하게(?) 플레이를 하거나 상위 랭커가 되면 받을 수 있는 보상이 기 때문에 게임의 유지율과 수명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GGR(Gameplay Gated Rewards)은 게임 내 경매 및 교환과 같은 핵심 콘텐츠를 통해 획득됩니다. 오직 진성 게이머만이 토큰을 얻을 수 있었고, 이들만이 아이템을 거래소와 게임 내 경매에서 판매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게임 내 거래를 통해 획득한 재화는 XPLA로 변경 및 현금화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DTCS는 동적 토큰 변환 시스템으로 게임 내 토큰의 가치를 안정화하기 위한 메커니즘이다. DRAS 및 GGR에서 얻은 재화는 출금 시 고정된 비율로 변환되고, 반대의 경우 수요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환된다. 게임의 안팎 환경을 연결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관리하는 제어 시스템이다.

최근 온보딩된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은 블록체인과 연동해, 전투나 사냥, 채집, 채광 등 플레이로 얻은 아이템 등의 가치를 이용자가 직접 소유하거나 게입 내에서 다른 사람에게 이전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크로니클의 예시로 상기 시스템을 풀어보자면, 게이머들은 이 게임에서 얻은 '무료 라힐드'를(랭킹보상은 없지만 DRAS와 유사한 역할) 아이템으로 바꾸거나 ‘마일리지’로 변환할 수 있다(GGR). 마일리지는 ‘Xlium'으로 교환할 수 있고, 이를 다시 $XPLA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DTCS).

최대 102개의 무료 라힐드를 1회당 3마일리지씩 하루 최대 10회로 제한하고 있는데, 그 마일리지역시 플레이를 위한 핵심 재화로 사용하게 함으로써 게임 플레이를 통해 발생한 보상의 출금 압력을 통제하고 있다.

서머너즈워: 크로니클 토큰 이코노미 설명 포스팅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토큰경제 흐름도


P2O는 게임의 변화가 아닌 보완을 지향

P2O의 까다로운 보상 출금 과정이 기존 게임의 아이템을 어렵사리 아이템베이에 가져다 파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사실, 기존 게임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P2O의 핵심이다. 기존 게임이 달라져야 할 부분은 안정적인 소유권의 보장 방안이지 쉬운 현금화가 아니다. 기존 게임과 유사한 메커니즘이지만 게이머의 소유권을 존중하고 안전장치가 부족한 거래로부터 보호하는데 방점이 찍혀 있는 것이다.

아이템베이 거래 게시판 화면캡쳐


블록체인에 의한 토큰 이코노미가 등장하기 이전에도, 기존 온라인 게임 내 경제 생태계는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이었다. 균형 잡힌 게임 경제 설계야 말로 한국 게임 산업을 키워낸 최대 강점이라는 의견도 있다. 아슬아슬한 균형을 절묘하게 지켜내고 있는 게임 경제를 구태여 혁신할 필요는 없다. P2O는 현란한 변화보다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에 블록체인을 담백하게 담아냈고, 이런 점이 새로이 등장했던 P2E와 다른 점이다.

불합리한 정책이나 불안정한 소유권 관리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게이머에게 보다 친화적인 환경을 제공하며 보완하는 것이 블록체인과 웹3의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P2O의 목표는 P2E보다 개선된 토큰 이코노미가 아닌 기존 게임보다 더 나은 게임 경험을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웹2 게이머들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는 가운데 웹3의 순기능을 인지시킬 수 있다면, P2O를 넘어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질 수 있을 것이다.